당신이 잠든 사이에

한우탁



밖에서 우탁은..

넉살도 좋고 대인관계가 좋아 동료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감정표현이 솔직하고 의협심이 뛰어나다. 
어린 시절부터 히어로물을 좋아해 라커에 포스터와 피규어를 장식해 놓을 정도다. 
누군가를 구하고 지키는 히어로를 동경해 경찰이 됐으며 경찰을 천직으로 여긴다.
 


집에서 우탁은..


애완견 로빈과 함께 오피스텔에 혼자 산다. 

요리를 할 줄 몰라 매일 부실한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선다. 
어느 날부터 점심으로 삼겹살을 자꾸 먹으러 가기 시작한다.

그 집의 삼겹살이 유난히 맛있어서 간다고 하지만.. 글쎄? 



‌"어, 어. ..우와, 대박. 우와, 설마 했는데. 아, 저 기억 안납니까? 발렌타인데이 때 교통사고 날 뻔했던. 아, 진작에 인사했어야 했는데, 한우탁입니다. 검사셨구나. 아이, 그럼요! 덕분에 멀쩡합니다. 그날 이후로 계속 한턱 쏘고 싶었는데 이렇게 딱 만나네. 씁, ..오늘, 저녁 어때요. 선약 있습니까? 그럼 갑시다! 내가 고기 쏠게요. 큼, 그. 난 용띤데. 오오, 진짜? 그럼 우리 말, 놓을까?"

UNOFFICIAL (주관적 해석)

한우탁


‌로빈, 맛있냐? ..간만 하면 내 것보다 낫겠는데. 어,
무슨 개밥이 사람 밥보다, 예? 아, 뭐. ..궁금해서요? 개밥 좀 먹어볼 수도 있지. 그런, 테스트 하는 직업도 있는데. 어어, 어! 가지 말고, 혹시 시간 있습니까? 아침에 토스트를 좀.. 태워서. 같이 어디라도 가주면 안되나. 아이, 친구끼리.

우연인지, 운명인지. 내가 바꿨던 사소한 한 가지가 옳았던 선택인지.
난 되게 착한 이미지라던데, 바르고, 곧고. 근데 그거 알아요? 

끝까지 숨길‌ 수 있으면, 그건 거짓말이 아니래. 
소름 끼치게 들릴 수도, 그럴듯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지금 이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납니다, 한우탁. 아, 뭐. 나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 어떻게 장담합니까. 증거가 없으면 추측이지만, 지금 내가 이 말을 하고 있는 게 증거 아닌가. 예전에 누가 나한테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어요, 나는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하는데.
‌근데요,


저 삼대독자 아닙니다. 부모님, 시골 사시지도 않고요. 두 분 이혼하시고 각자 재혼하신지 꽤 되셨습니다. 아마 제가, 경찰 그만둬도, 그랬냐. 하실겁니다.
...한 번도, 이 훈장이. 제 거란 생각. ..없어서. 늘, 무겁고.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이 무게를 버티고 싶어서, 좋았습니다. 근무하면서도, 참 좋았습니다. 이제 충분합니다. 더 이상 욕심내면, 안될 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그냥. 평범한 게 부러웠습니다. 부모님과 외식하고, 경찰 꿈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람들처럼요. 다른 아이들처럼. ..그래도, 이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비록 색을 구별하지 못해도. 어둠 속에서 더 잘 볼 수 있고,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고 더 잘 기억해낼 수 있고, 색을 다르게 보는 것 뿐이니까. 틀린 게 아니니까.
‌그리고 이제 로스쿨도 좀 다녀봐야죠? 탑이긴 하잖아, 내가. 아 장난입니다, 장난. 농담. ...어, 진담인 거 어떻게 알았지. 혹시 제 2의 정재찬? 아 맞다 맞다. 내가 재찬씨 손 떨리는 것도 고쳐줬는데. 역시 한우탁이었잖아. 한 변호사가, 구원쪽이 적성에 맞더라구.